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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편 전권연동특전 ss 인크로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0. 10. 16. 00:41
“토—키! 이거 봐!”
츠구미가, 눈 앞에서 빙글 하고 돌았다.
오늘 의상은 후드에 블레이저다.
“아—……뭐어, 괜찮지 않아?”
잘 어울려, 현역 고교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야——라고 말하면 분명 불평할 테니까, 소극적인 감상 정도로 멈췄지만.
“뭐야, 너무 감동 안하잖아?”
불만인 것 같은 목소리가 돌아왔다. 신경쓰는 듯한 눈치는 아니었다.
“감동해 줬으면 했던 거냐고”
“그치만 우리들, 가쿠란이었잖아”
뭐가 ‘그치만’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네” 하고 대답했다.
“역시 블레이저인 편이 좋았지. 어레인지 하기 좋고 말야”
“가쿠란도 똑같잖아. 너, 무리하게 안에 파카 입고 혼났고”
“어쩔 수 없잖아. 학교 추운걸”
“츠구쨩. 토키군”
빈 교실 문이 열리고, 히바리가 불쑥 얼굴을 내민다.
“둘다 블레이저 어울리네. 신선해”
“그치그치?”
히바리의 뒤를 따라 들어온 미츠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고교생, 다시 할 수 있겠네”
눈빛이 부드러워지면서, 아까 내가 삼킨 대사를 말해서, 무심코 웃어 버렸다.
“애새끼 같아서 미안했다!”
생각했던 대로 츠구미는 입술을 삐죽였지만, 목소리에는 태평한 웃음기가 서려 있다.
——새 아-사는 학교의 교복입니다!
토비쿠라상의 제안에 불만은 전혀 없었지만 “분명 잘 어울릴 거에요”라는 말이, 나중에 조금 걸렸다.
(뭐어, 나름대로 어울리겠지)
밴드 만들고 5년 정도, 교복을 벗고 나서는 3년 정도. 얼굴이랑 교복이 조화가 안 돼 보일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다.
그렇지만, 상황은 꽤나 변했다.
데뷔하고, 싱글을 발매하게 되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큰 무대의 준비도 있다.
“그러는 미츠루랑 히바리도 옛날이랑 별로 안 변했잖아”
갑자기 츠구미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히바리와 미츠루가 얼굴을 마주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고등학교, 블레이저였으니까”
“그치만, 넥타이 메는 법 까먹었다……”
“풀고 있어도 괜찮지 않아? 개성이라는 걸로”
“괜찮다고 생각해! 미츠루, 애초에 별로 넥타이 한 기억 없고”
“응. 그럼, 그렇게 할래. 목이 답답한 건 싫고”
“아! 미츠루 그거, 전에도 말했어”
“그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인크로는 계속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바뀌고 싶지 않다.
“그립다~. 그치, 토키”
“……아아, 응. 그렇네”
건성으로 대답하자, 츠구미가 크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토키 말야”
빙긋 웃고, 내 옷깃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잠깐, 뭐냐고”
“단추 제일 위에까지 잠그지 말라고. 우등생이냐!”
익숙한 손놀림으로 단추를 하나, 풀었다.
(아아, 정말)
고등학교 입학실 날, 이녀석, 완전 똑같은 말 했었다.
“성실하게 하고 있는데 불평을 듣는다니 의미를 모르겠어”
그러니까, 나도 그 때와 같은 대답을 해 주자, 츠구미가 히죽 웃는다.
그 때랑 똑같은 얼굴으로.
(그치만……아마, 똑같지 않겠지)
그 때는 미츠루와 히바리가 없었다.
우리들은 음악을 좋아하는 고교생으로, 누구도 알지 못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지금, 당연한 것 처럼 네 명이 함께 있고, 프로 밴드를 하고 있다.
“그치만, 그리운 것 만으론 조금 시시할까나”
히바리가 중얼거리고, 안경을 꼈다.
“에, 히바리 눈 나빴던가?”
“도수 없는 안경이야. 어때?”
“엄청 어울려!”
“그치이. 나, 지적이니까”
“자기가 말하냐고”
무심코 웃자, 미츠루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그리운데, 본 적 없어”
그런 거 인크로스럽잖아, 하고 히바리도 웃는다.
앞으로도 분명 변해 간다. 변하지 않으면서, 변해 간다.
좀더, 좀더, 앞으로——넷이서.'디그니티 프로덕션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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