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로: ……하암… 오, 쿠로노 오하욧스 쿠로노: 마시로, 잠깐 이리 와봐 마시로: 응, 이거 다 피고 나서 쿠로노: 됐으니까 이리 와라 마시로: 아…정말, 아침부터 설교 모드냐고 바보 하라는 대로 환기팬 밑에서 폈으니까 됐잖아? 쿠로노: 그 얘기가 아니야 마시로: 에, 아니야? 그럼 뭔데? 쿠로노: 이건 어떻게 된 거지 마시로: 이거? 하이지: 마시로상, 좋은 아침입니다 마시로: 오, 하이지, 좋은 아침 하이지: 쿠로노상, 샤워실 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시로: 아, 좋네! 나도 쓸래 하이지: 다들 술 마시다가 잠들어 버렸네요 쿠로노: 하이지, 미안하지만 얘기하는건 나중에 해 줘 하이지: 엣, 무슨 일 있나요? 쿠로노: 쿠소야로의 설교를 먼저 해야 해 마시로: 그러니까… 뭔데?! 쿠로노: 시치미 떼지 마! 이거 니가 한 거잖아!
하이지: 이거라는 건 확실히…. 어제 쿠로노 상이 백화점 식품관에서 사 온 푸딩… 쿠로노: 그 푸딩이 어떻게 됐는지 봐. 하이지: 에? 아침에 먹으려고 놔둔다고… 쿠로노: 그래. 그런데 내가 왔을 때는 이미 이렇게 돼 있었다 마시로: 잠깐… 그러니까 너 내가 먹었다고 생각하는거야?! 쿠로노: 너 말고 누가 있어! 마시로: 아니 나 아니거든! 쿠로노: 시치미 떼고 있네 마시로: 아니 진짜 아니라고! 쿠로노: 몰래 먹다니 이 불경한 놈! 마시로: 아니 잠깐잠깐 사실무근이야!! 쿠로노: 그렇지 않으면 네놈이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 있을 리가 없잖아!! 하이지: 확실히… 어제 그렇게나 과음했는데 마시로: 어쩌다가 눈 떠진 걸로 어째서 도둑 취급 당해야 되냐고! 쿠로노: 나는! 뚜껑에! 이름 써 놨다고! 그런 섬세함 없는 짓 할 만한 건 너밖에 없어! 하이지: 아, 진짜다. 쿠로노 라고 써 있네요 마시로: 풉, 귀여워~ 쿠로노: 네놈!!! 마시로: 감상 말했을 뿐이잖아! 그렇게 화내지 말라고!!
하이지: 확실히 마시로상 자주 멋대로 냉장고 열곤 하지요 마시로: 잠깐, 하이지…! 하이지: 최근에 특히, 꼭 자기 집인 것 같은 느낌으로 쿠로노: 그래. 밥 얻어먹으러 왔으면서 또 마시로: 제가 뒤지는 건 술이랑 안주라구요! 하이지: 그거, 당당하게 말하는것도 좀 그렇지 않나요? 마시로: 누명 쓰는 것 보다는 진실 말하는 게 낫다고! 쿠로노: 그럼, 저번에 한정 크래프트 맥주가 텅 비어 있던 것도, 네놈 짓이라고 인정하는 거군? 마시로: 아아… 그거. 그거 말이지? 아… 살짝 사과향 나는 거 아… 상큼해서 맛있었지~ 쿠로노: 팬트리에 놔뒀던 연식 있는 와인도 마시로: 에또… 아! 어쩐지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하이지: 에, 좋겠다! 마시로상 너무해요! 저도 마시고 싶었는데! 쿠로노: 안주로 만들어 놨던 파프리카 안초비 소테도! 마시로: 잘먹었습니다… 쿠로노: 네놈!!! 마시로: 그건 어쨌든, 오늘 푸딩은 내가 먹은 게 아니라고!! 쿠로노: 내가 이 푸딩을 사려고 얼마나 줄 서고, 노력하고, 고생했는지…!
아카네: 다녀왔어~ 아, 너네 뭐 하고 있는 거야? 하이지: 아, 아카네상! 아카네: 좋은 아침. 나도 샤워 하고 올게 마시로: 잠깐 기다려 아카네 아카네: 아? 뭔데 마시로: 너 지금까지 어디 갔다 왔어? 아카네: 어디라니? 헬스장 마시로: 몇 시에 일어났는데? 아카네: 7시 반 정도 마시로: 너잖아…! 아카네: 뭐가 하이지: 쿠로노상의 푸딩을, 누가 먹어버린 것 같아서요… 아카네: 아~ 쿠로노: 네놈!!! 아카네상한테 죄를 떠넘길 생각이냐!! 마시로: 내가 먹은 거 아니고! 이녀석 나보다 일찍 일어났고! 애초에 단거 좋아하고 확정이잖아!! 쿠로노: 솔직하게 사과했으면 용서해 줬을 텐데!! 마시로: 안 한 건 안 한 거라고!! 아카네: 그럼, 나 샤워 하고 올게 마시로: 기다려 아카네! 아카네: 아, 그, 뭐냐, 그럼, 힘내라 마시로: 내 눈 보고 말하라고! 아카네: …미안, 뒤는 부탁할게 마시로: 아니아니아니아니 너, 사과하라고…! 아카네: 아니, 그치만 저녀석 무섭다고 마시로: 그렇다고 어째서 내가 혼나야 되는 거냐고! 의미를 모르겠네! 아카네: 부탁할게~ 아침에 일어나니까 배고팠다고 마시로: 그대로 니가 했다고 말하라고…! 하이지: 아…이거… 저도 범인 알아버렸어요
쿠로노: 아카네상!! 아카네: …뭐야 쿠로노: 사과하라고 마시로를 설득해 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여기선 어리광 받아 주면 안 돼요! 아카네: 아…그러니까… 쿠로노: 저는 이미 끝나 버린 일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생각은 없어요! 하이지: 아까 엄청 화내고 있었지요… 마시로: 그렇지 쿠로노: 서로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건 바로잡고! 재발은 방지해야 합니다! 아카네: 그렇네. 응. 네 말이 맞아. 엄청나게 맞는 말이야 쿠로노: 친한 사이여도 예의는 차려야 한다고 하잖아요…! 마시로: 어라? 혹시 나, 일단 친한 걸로 돼 있어? 아카네: 쉿, 바보야! 지금 거기서 얘기 돌리지 말라고! 쿠로노: 어려운 걸 요구한 것도 아니에요! 제가 없을 때 배가 고플 수도 있지요...! 알고 있어요! 어떻게든 먹고 싶었다면, 한 마디라도 해 달라구요…! 어째서 그거 딱 한 가지를 어째서 안 하는 거냐구요!
하이지: 그거…! 완전 잘 알겠어요! 마시로: 엣… 하이지…? 하이지: 요리 할 때 쓰려고 사 둔 녹는 치즈가, 어느샌가 없어져 있으면, 적어도 한 마디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쿠로노: 하아… 있다고 생각했던 식재료가 없었을 때의 그 견딜 수 없는 느낌…! 하이지: 그래요! 그렇다구요! 아카네: 주부가 의기투합했어 마시로: 승산 없네… 쿠로노: 백 보 양보해서, 절실하게 배가 고플 때도 있겠지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하이지: 중요한 건, 그 뒤에 어떻게 하는지에요 미안하다고 말 해 주면 그걸로 됐는데 쿠로노: 그 말 대로야! 그리고 입에 넣기 전에 적어도 이름이 써 있는지 아닌지 정도는 주의해서 확인해야 한다구요! 아카네: 아, 네! 미안합니다 마시로: 아…그… 저도 미안합니다 쿠로노: 알았으면 됐…아,으응…? 하이지: 저기, 쿠로노상… 이 정도로 하고 같이 아침밥 만들지 않을래요? 쿠로노: 그건 상관없다만… 하이지: 아카네상, 마시로상, 일단 편의점 가서 푸딩이랑 맥주 사 오시는 게 어때요? 아카네: 아… 네 마시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