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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0 하이지&간쨩 생일 ss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2. 3. 16:58

    “이거, 괜찮다면 하이지군에게 전해주세요. 오늘 생일이지요.”

    오늘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는 대사와 함께 내밀어진 꾸러미를, 이와하라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상냥하게 받았다.

    “하이지군, 오늘은 쉬나요?”
    “아니요, 지금 마침 현장에 나가 있어서”
    “그렇군요, 잘 나가는 것도 힘드네요.”

    대강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클라이언트의 사옥을 뒤로한다. 손에 든 사무소의 로고가 들어간 종이봉투는, 회사를 나왔을 때보다 세 배는 부풀어 있었다.

    (그 녀석 정말 일터에서 인기있구나)

    데뷔 초반에는 긴장해서 스탭과 허물없이 지내지 못하기도 했지만, 커리어와 실적이 생기고, 좋은 의미로 어깨의 힘이 빠졌다. 멤버 중 제일 친해지기 쉬운 점에 더해, 디렉터 프로듀서 레벨의 인간은 물론, 신인 어시스턴트의 이름까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고, 현장에서의 융통성도 좋아서. 평판이 좋다.

    (뭐어, 결과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데뷔에 대해서 지독한 말을 했던 자각이 있으니까, 현장에 잘 녹아드는 하이지의 모습을 보면 마음 깊이 안심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과, 무슨 일이 있어도 결과를 내고 싶다는 욕구——요점은, 자신만 생각해서 하이지를 무대 위에 끌어와 버렸으니까,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칭찬받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매니저는, 커리어 뿐만 아니라 인생의 일부까지 맡고 있다……그렇게, 명심하고 있지 않으면 안 돼)

    곰곰이 생각하면서, 체인점에서 회사로 돌아가기 전의 아이스커피와 담배 한 대를 만끽하고 있으면, 전화벨이 울렸다. 마시로였다.

    “간쨩, 수고했어”
    “오—수고했어. 촬영은?”
    “무사히 끝났어. 그보다, 나, 간쨩한테 긴히 할 얘기가 있는데……”

    묘하게 망설이는 기색이 있고, 마시로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괜찮으면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은데……안돼?”
    “상관 없어”

    시계를 보고, 담배를 문질러서 껐다. ‘30분 정도 있다가 사무소에 돌아간다’고만 전하고 전화를 끊고, 가게를 뒤로 했다.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도 가지 않지만, 마시로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다.

    “이와하라상. 어서 오세요.”

    회사에 돌아가자마자, 허둥대며 뛰어온 토비쿠라가 ‘마시로군, 3층 회의실에 안내해 뒀어요’ 하고 귓속말을 했다. 우선 짐을 내려놓고, 서둘러 회의실로 향한다.
    현장에서 싫은 일이라도 있었던 건가, 같이 갔어야 했던 건가.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회의실의 문을 급하게 열자,

    “간쨩, 해피 버스데이!”

    그 순간, 몇 번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눈앞에 작은 색종이 같은 게 팔랑팔랑 흩날렸다.

    “………….하?”
    “하? 가 아니잖아, 정말”

    마시로가 이쪽을 보고 웃고 있다.
    그런데, 웃고 있는 건 마시로뿐만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합니다, 이와하라상”
    “그보다, 이 반응. 하이지가 말한 그대로네”
    “쿠로노……아카네”
    “내 연기력도 좀 괜찮았고 말이지”
    “네가 고민하는 목소리로 전화라니, 너무 레어해서 역으로 들키는 거 아닌가 했다고”
    “시끄러”
    “그래도 뭐어, 소라 상도 협력해 줬고 말이지”
    “네, 절대로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화로도 예상대로였고”
    “전화……?”

    고개를 갸웃하고 있자 하이지가 웃었다.

    “간쨩, 아까 제작회사에 들렀죠? 스탭 상이 ‘이와하라상, 절대로 자기 생일 기억 못하고 있는 표정이었어요’ 하고 전화해 줬어요.”
    “정말. 같은 생일이면 보통 잊어버리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런 점도 이와하라상 다워”
    “그래서, 사랑스러운 일 바보 이와하라상에게는, 이거. 우리 넷이 주는 생일 선물”

    아카네가 꾸러미를 내밀었다.
    얇고 길고 무겁다. 아마 술이겠지.

    “사실은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생각했는데요, 이와하라상을 구속하는 건 시간적으로 힘들것 같았어서……”
    “우리들 분량도 집에서 하이지한테 따라달라고 해. 그보다, 간쨩도 하이지한테 따라 줘. 평소의 감사를 담아서”
    “그래서, 오늘밤은 하이지 빌려갈 테니까 잘 부탁해. 이와하라상”
    “돌아갈 때는 제가 책임지고 집까지 차 태워다 주겠습니다”
    “에— 좋겠다. 쿠로노, 나도”
    “네놈은 막차 전에 돌아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얼굴로 네 명이 웃고 있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우선순위가 너무 낮아서 어찌 되든 좋았다……같은 변명 같은 대사가 한 순간 머릿속을 스쳐갔지만,

    “완전히 당했네”

    솔직히 말하자, 하이지가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요”하고, 한번 더 웃었다.

    ——HAPPY BIRTYDAY! 2020.10.10 HAIJI&IWA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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