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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 한정 ss #02 인크로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2. 3. 17:05

    스튜디오에서 연습하고 돌아가는 길.

    “토키, 이 뒤로 할 일 있어?”
    “아니? 오늘은 딱히 아무것도. 미츠루는?”
    “나도 없으니까 같이 팬케이크 먹자”

    그렇게 말하자, 토키는 조금 깜짝 놀란 얼굴로 “그래” 하고 끄덕였다.

    “그치만, 어째서 갑자기 팬케이크?”
    “가끔 먹고 싶어지지 않아?”
    “뭐어……확실히, 가끔은 나쁘지 않겠네”

    그렇게 말하고 토키는 작은 목소리로 “엄청나게 점원이 쳐다보고 있는데” 하고 덧붙이고, 가게의 메뉴판으로 아주 조금 얼굴을 가린다.

    “? 우리들, 뭔가 이상해?”
    “이상하다고 할까, 악기 든 남자가 둘이서 팬케이크라는거,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
    “아아……”

    문득, 전에 베이스를 든 채로 데이트 약속장소에 갔더니, 여자애가 “그거, 어딘가에 맡길 수 없어?” 하고 싫은 듯이 얘기했던 걸 떠올렸다.

    ‘혹시 눈에 띄는 게 싫었던 걸까나?’

    미안한 짓을 했네, 하고 이제와서 생각했다.
    그리고, 이유를 알았다고 해서, 베이스를 맡기는 건 조금 싫네, 라고도.

    “토키 미안”
    “응? 뭐가?”
    “다음부터는, 악기 안 들고 있을 때 먹으러 가자고 할게”

    토키가 뿜었다.

    “악기 안 들고 있는데 같이 있는 우리라는 거, 꽤나 레어하지 않아?”
    “……그렇네. 별로 없어”
    “그렇다고 해서, 로커에 기타 넣어두고 싶지 않고”
    “맞아, 나도”

    무심코 몸을 내밀고 끄덕이자 “그치?” 하고 토키가 웃었다.

    “뭐야 이제와서. 신경 쓰지 마. 밥 먹으러 가게 들어가서 흘끔흘끔 시선 받는 거 정도는, 자주 있잖아?”
    “지금까지 별로 신경 쓴 적 없었어”
    “미츠루답네~”
    “그러고 보니 나랑 토키 둘이서 뭔가 먹는 거, 별로 없는 것 같아”
    “듣고 보니, 뭐어……확실히 꽤나 드문 일일지도”
    “연습도, 둘이서 한 적 별로 없지”

    연습은 기본적으로, 학생인 토키의 예정에 맞춰서 츠구미와 미츠루가 일을 조정하고, 재택으로 일하는 히바리가 세 명한테 할 수 있는 한 맞춘다. 그러니까, 둘이서만이라는 건 꽤나 레어하다.

    “연습에서 히바리가 없다는 거 자체가 일단 드문 일이고”
    “응. 내가 없는 건 꽤 있지만”
    “미츠루는 급하게 일 들어오는 게 많으니까 어쩔 수 없지”
    “맞춰볼 시간 줄어들어서 미안”
    “괜찮아. 그보다 미츠루 잘하니까 전혀 문제 없고”

    토키가 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쪽이 훨씬 위험해” 하고.

    “위험해? 뭐가?
    “아—……말 안하는게 좋았다 하고 생각하는 건 꼭 들려버린단 말이지……”
    “토키는 여러 가지를 나보다 훨씬 제대로 하고 있고, 아무것도 위험할 것처럼 안 보여”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미츠루 쪽이잖아”
    “나?”
    “악기 실력 하나로 밥 먹을 수 있고, 본가에 생활비까지 보내고”
    “그건, 뭐어”
    “나 같은 건 부모한테 돈 받으면서 그저 유급하지 않을 정도로 대학 다니고, 내가 사고 싶은 것만을 위해서 알바 하고, 스케쥴은 매번 모두가 맞춰주고 있고 말야. 거기다, 시험으로 내가 허둥지둥하고 있는 사이에 히바리는 좋은 가사 쓰고, 미츠루는 점점 실력이 좋아지고, 츠구도……”

    토키가 커다란 한숨을 쉬는 것과 동시에 뻗어 버렸다.

    “아—……쿠소—…… 이런 거 말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토키”
    “미안, 방금 말한 거 잊어줘”
    “에, 싫어”
    “……은근 엄격하네”
    “그치만 나, 말해 줘서 조금 기쁜걸”

    솔직하게 말하자, 토키가 꾸물꾸물 얼굴을 들었다.

    “토키도 그런 거 생각하는구나. 의외야”
    “이렇게나 오래 알고 지내 놓고 이제와서지만, 나를 어떤 녀석이라고 생각하는 거냐고”
    “어떻다니. 똑부러지고, 성실하고, 상냥하고”
    “아니, 미안, 이제 됐어”
    “주변 사람 모두가 좋아하고, 신뢰받고 있는, 최고로 멋진 인크로의 기타리스트”
    “됐다니깐 정말—……”

    또, 머리가 가라앉아 버렸다.
    가라앉은 머리를 보면서, 떠올렸다.

    ‘맞다. 나, 오늘 연습하고 있을 때 토키가 조금 기운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쓸쓸할 때. 조금 힘든 것 같을 때.
    누군가랑 같이 있고, 따뜻한 걸 몸에 넣으면 안심된다. 그러니까.

    “저기, 토키”
    “……뭐야”
    “오늘 토키가 먹을 팬케이크, 내가 정해도 돼?”
    “별로 상관 없는데……”
    “저기요! 샤인머스캣 팬케이크 두 개, 생크림 잔뜩 올려 주세요!”

    힘껏 큰 소리로 점원 상한테 말하자, 토키가 벌떡 일어났다.

    “미츠루, 너……”
    “샤인머스캣, 히바리가 좋아해”
    “아니, 그건 알지만”
    “히바리한테 보여주고 싶으니까 사진 찍자. 그리고, 오늘은 내가 살게”
    “엣, 그치만”
    “어제 개런티 들어왔어. 나는 토키처럼 요령 좋지는 않지만, 옆에서 밥 먹는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하고 싶어”

    뭔가 말하고 싶은 듯이 토키의 입가가 움직이는 걸 가로막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내 쪽이 형아(にーちゃん)니까. 가끔은 형아다운 거 하고 싶어”

    그러자, 드디어 즐거운 듯한 표정이 된 토키가 “그럼 홍차도 같이, 형아” 하고 말하고,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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