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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한정 ss #05 루비레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3. 2. 23:06

    2021/02/02

     

     

     

    눈이 떠지고, 이와하라는 한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밝아)

    방에는 한가득 햇빛이 비쳐들고 있었다.

    (밝아……!?)

    기세 좋게 벌떡 일어난다. 바로 베드사이드의 충전기를 본다. 그런데, 중요한 스마트폰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며칠이고, 대체 몇시야?)

    어제, 날짜가 바뀌고 나서 심야에 돌아온 건 기억하고 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냉장고 문을 열고—— 그런데, 그 뒤의 기억이 전혀 없다.

    “아, 간쨩. 좋은 아침이에요”

    거실로 뛰어들어가자, 하이지가 태평한 말을 하면서 뒤돌아봤다.

    “하이지, 지금 몇 시야”
    “12시를 조금 지난 참인데요”

    멍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 있자, 하이지는 바로 “간쨩, 잠꼬대하고 있지요” 하고 놀리듯이 웃었다.

    “오늘은 일, 쉬는 날이에요”
    “쉬는 날?”
    “정월에 일한 만큼 쉬라고 사장한테 혼났잖아요?”
    “아아……그런가, 그랬지”

    안심하고, 곧바로 힘이 빠졌다.
    힘이 빠져서 소파에 드러눕자 “우리 스케쥴은 절대로 안 잊어버리면서” 하고 웃는 목소리가 날아온다.

    “그거야, 그쪽은 일이니까 그렇지”
    “자기관리도 일의 일종이라고, 어딘가의 유능 매니저 상이 말했었던가아”
    “…………”
    “그래서 지금 배 고픈가요?”
    “안심했더니, 갑자기 배 고파졌다”
    “마침 점심이고, 뭔가 만들게요”
    “그래, 미안하군”

    꽤나 편안하게 있네, 하고 일어나는 하이지를 보면서 멍하니 생각한다.
    (맞아. 너무 오랜만이라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휴식은 싫다)
    남의 뒷바라지를 하는 건 싫어지지 않는데, 자기 자신에 관한 게 되면 갑자기 의무감이 따라붙는다. 일에 쏟아넣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그 일이라는 것도, 루비레 결성 전에는 딱히 분발하지 않아서.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지만, 뛰어나게 좋은 것도 없이. 변함없이 지나가는 나날에 초조해하고 있었다.

    “간쨩은, 쉬는 날에 하고 싶은 거 없어요?”
    “그러는 너는?”
    “저는, 오전에 하고 싶었던 거 잔뜩 끝냈어요. 청소랑 세탁이랑, 다림질. 그리고, 조림도 만들어 두고”
    “그냥 집안일이잖아”
    “집안일, 달성감 있어서 즐거워요”
    “중노동이야. 쉬는 날에 할만한 게 아니라고”
    “그러면 언제 해요?”

    대답할 말을 못 찾고 있자 “그런 말 하기 전에, 매일 세탁물은 세탁바구니에 넣어 주세요” 하고 곧바로 잔소리를 들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뭔가 생각났어요? 하고 싶은 거”
    “반나절 정도로 소화해낼 수 있고, 평상시에 할 수 없을 거 같은 게 생각이 안 나”
    “쇼핑이라던가, 영화감상이라던가?”
    “아아, 뭐어”
    “날씨도 좋고, 런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이 할게요”

    확실히 어떤 것도 나쁘지는 않다.
    그렇지만, 어떤 것도 일보다 재밌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적어도, 일에 환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고 생각해서,

    “그래. 하이지, 너 오늘은 한가해?”
    “? 뭐어, 저도 오프니까 그런대로는”
    “같이 라이브 하우스 안 갈래?”
    “에,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하이지가, 동그랗게 뜬 눈을 깜빡였다.

    “괜찮잖아, 가끔은”
    “그건 물론…… 그치만”

    음악 같은 건, 록 같은 건, 잘 모르겠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같이 가 줘. 귀가 조금 나아졌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반 정도는 일 아닌가요, 그거”
    “즐거우면 됐잖아? 휴일에, 최고의 상이야”
    “상?”

    아무리 들어도 루비레 이상의 록밴드 같은 건 없다. 승리를 확신하고 싶다, 라니.
    입밖으로 소리내서 말하면, 이, 내가 발견한 천재 드러머는 분명 질려버릴게 분명하다.

    문득, 소파 구석에서 폰을 발견하고, 집으려다가……그만뒀다.
    (어쨌든,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적어도, 지금 눈앞에 나온 식사가 끝날 때 까지는.
    전부, 나중으로 미뤄둬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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