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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한정 ss #06 인크로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3. 12. 20:14

    2021/3/7

     

     

    “우왓”

    정면에서 돌풍이 불어와서, 츠구미가 무심코 소리를 질렀다.
    봄의 시작은 변덕스럽다. 낮이 길어지고, 꽃봉오리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고, 겨울의 기색은 확실하게 멀어져가고 있는데, 갑자기 추워지거나, 추워졌다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따뜻해지거나 한다.
    게다가 이 바람.

    “아—! 정말— 머리 망가졌잖아”

    멈춰서 있을 시간은 없다. 서두르지 않으면 알바에 지각해 버린다.
    필사적으로 달려가면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
    하늘, 비쳐드는 햇빛, 등을 찌르는 바람, 빛, 바람, 빛, 바람——
    (오늘 날씨 인크로같네)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귀 안쪽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베이스의 썸, 풀, 얕고 날카롭게 앞으로 밀고 들어오는 어택에 스네어, 심벌)
    (그리고, 얽혀있던 기타가 가앗—하고 치고 들어와서……)

    “이렇게!”

    힘껏 뛰어오르고, 착지한다.
    박자의 중심, 스트라이크존을 꿰뚫는 소리.
    (그치만, 아직 더 갈 수 있어)
    왜냐면 토키니까.
    날카롭게. 강하게. 더 멀리까지.
    (좀더 아직, 갈 수 있잖아?)
    가끔 소리치고 싶어진다.


    ——나도 대학 갈거야
    고등학교 2학년 때 토키가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히바리가 수험 공부로 바빠졌던 때라고 생각한다.
    ——괜찮지 않아?
    그것밖에 말하지 않았다.
    (솔직히, 대학 같은 거 나는 아무래도 좋지만)
    필요하다고 토키가 생각해서 결정했다. 그렇다면 그건, 기타에도 절대로 필요한 거다.
    (왜냐면 나, 토키의 기타가 아니면 싫은걸)
    돌아가는 길이라고 해도. 아무리 토키 자신이 힘들어도, 괴로워도. 토키가 자신의 인생을 필사적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그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걱정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괜찮아? 라고 하면 이상하잖아?)
    당연히 괜찮지.
    무슨 일이 있어도 토키는 절대로 기타 칠 거고, 토키의 기타는 언제나 최고다.


    “좋은아침임다—“

    편의점 백야드에 뛰어들어가서 짐을 로커에 던져넣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좋아! 하고 기합을 넣었을 때 폰이 울렸다.

    “뭔데 진짜! 무슨 용무냐고!”
    “너, 전화 받을 때 여보세요라고 안 하는거야?”
    “당신이 항상 타이밍 나쁘다고!”

    그건 미안하네, 하고 전혀 미안하지 않은 목소리로 아카네가 말한다. 여전히 엄청나게 좋은 목소리니까 더 짜증난다.

    “그래서, 뭐야!?”
    “내일 밤, 너 알바 해?”
    “오늘 지금부터 알바야!”
    “아—…… 확실히 타이밍 나쁘네”
    “그러니까, 얼른 말하라고. 뭐야?”
    “내일 티비 나오니까”
    “티비……최근 자주 나오지 않아?”
    “뭐어 그렇지. 봐”
    “……그럴 마음이 들면”
    “들거야. 그럼”

    일방적으로 말하고, 끊어졌다.

    “잠깐……에에!?”
    “? 왜 그래, 츠구미군”

    마침 들어온 점장이 이상한 얼굴로 물어봐서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고 폰을 로커에 아무렇게나 던져넣었다.
    (그자식 진짜……)
    그치만, 문득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그녀석도 나한테 힘내라고 말 안 하지)
    아마 같은 걸 생각하고 있다.
    (아직 더, 갈 수 있잖아?)
    그녀석이랑 나, 가끔 아주 조금 닮아있다.

    “저기, 츠구미군. 바깥 청소 맡겨도 돼?”
    “네! 할게요!”
    “미안해. 나, 꽃가루 알레르기라서”
    “괜찮아요. 전 꽃가루 완전 괜찮으니까!!”
    “고마워. 적어도 얼른 이 바람이 멈춰 주지 않을까나”
    “멈출 거에요. 금방”

    한 박자 늦게, 내가 한 말을 되새겼다.
    그래. 추운 날씨는 곧 끝나고, 바람도 멈추고, 봄은 바로 눈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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