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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스 후반 스텔라워스 연동특전 ss 하우로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8. 16. 19:09

    “소고상~. 다 됐어요~”
    “오. 고마워, 쇼마. 먼저 먹어도 돼”

    상을 차리면서 말하자, 부엌에서 소고의 큰 목소리가 돌아온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왜냐면 테이블 위에는, 큰 접시에 가라아게와 삶은 브로콜리가 산처럼 쌓여 있었으니까.

    “그럼, 잘먹겠습니~다”

    이쑤시개로 집어서, 뜨거운 가라아게를 물었다. 입안에 펼쳐지는 육즙의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앉아서 먹으라고 양키”
    “아?”
    “먹으면서 입 열지 마 바보야. 대답 안 해도 되니까 제대로 먹어 바보야”

    곧바로 시온의 날카로운 지적이 날아온다.
    너 시끄럽네 하나하나 설교하지 말라고 쿠소안경, 엄마냐.
    그렇게 말하려다가, 그만뒀다.
    ‘엄마가 말하는 건, 대체로 맞는 말이니까……’
    모처럼 맛있는 가라아게고, 제대로 맛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의자에 앉자마자,

    “앗!”

    TV 화면에 달라붙어 있던 히비키가, 갑자기 비명 섞인 소리를 질렀다.

    “어이! 정말…..깜짝 놀랐잖아, 코우노!”

    그렇지만, 히비키에게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잡아먹을 듯이 화면을 바라보며, 간신히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중얼 뭔가 말하고 있다.
    여기, 라던가. 그거, 라던가. 무리, 라던가.

    “앗, 앗, 안돼 무리야 이 세트리스트 진심 무리고 그랜드피아노 가져온다던가 진짜 경건한 마음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이거 결정한 사람 어디의 누구야, 저기 나 누구한테 입금하면 돼………………?”
    “알고 있었지만, 이녀석 진심 기분나빠……”
    “그치. 게다가 100번 이상은 봤을텐데 저러고 있는게”

    얼마 전, 어쩌다 인크로와 루비레의 화제가 돼서 “엣 궁금하면 나 4th 투어 블루레이 가지고 있으니까 가져갈게 뭣하면 여러가지 해설도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언제 할래!?” 하고 잡아먹을 듯이 몰아붙이는 바람에, 기세에 밀려 회피하지 못했다.


    “저기, 히비키. 슬슬 밥 먹지 않을래?”

    소고가 태평하게 말을 걸면서, 큰 접시에 잔뜩 담겨 있는 볶음밥과 앞접시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소고상, 무리에요. 저녀석 아까부터 한 번도 대답 안하는걸”
    “그럼, 뭐어, 먼저 먹을까”
    “아, 죄송해요. 먼저 먹었습니다”
    “사양하지 말고 많이 먹어, 시온. 브로콜리만 먹지 말고 가라아게도”
    “네”
    “쇼마. 너, 맥주 마실래?”
    “마실래요! 감삼다!”

    미동도 하지 않는 히비키의 뒤통수를 쳐다보고, 그 앞의 TV 화면을 노려보며 캔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루비레 말이지이’

    간단하게 말하자면 ‘짜증난다’.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록을, 새침하고 상쾌한 얼굴로 “어때, 쿨하지?” 하고 말하듯이 보여준다.
    특히 보컬, 히구라시 아카네. 그리고 토키토 쿠로노. 남은 두 명은, 루비레부터 들어온 멤버라서 잘 모른다.

    “저녀석, 피아노, 엄청 잘 치네”

    피아노를 치는 아카네를 보고, 시온이 불쑥 중얼거렸다.

    “조금 쳤을 뿐이잖아”
    “기본이 안 돼 있으면, 저런 식으로 못 쳐”

    돌아온 대답은, 전혀 농담하는 분윅가 아니었다.
    ‘역시 진짜 짜증나’
    재능을 폭력적으로 휘두르면서, 언제나 자유롭고 느긋하게, 최고의 환경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좋은 라이브지. 이 4th 투어. 루비레도 인크로도 즐거워 보여”
    “저는 약간 짜증나네요. 아싸라서”
    “너말야. 너 그런 점은 아싸가 아니라, 남들보다 배로 섬세하다고 하는 거야. ……오”

    벨이 울려서, 가라아게를 문 채로 소고가 일어선다. 현관에서 “수고했어, 토우야” 하는 목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 돌아봤다.

    “에, 진짜, 토우야?”
    “토우야상!?”
    “뭐야, 내가 오면 안 되는 거라도 있어?”

    나타난 토우야는 기분 나쁜 듯이 말하고, 다이닝 테이블을 흘끗 쳐다봤다.

    “나, 고기보다 생선이 좋은데. 그리고 그냥 쌀밥”
    “밥이라면 네가 먹을 거 남겨 놨어. 생선…… 연어라도 구울까. 잠깐 기다려”
    “그래서? 어째서 이런 악취미인 모임이 된 거야?”
    “말 꺼낸거 코우노야”
    “그렇겠지”
    “그보다 너, 진짜 뭐 하러 온 거야”
    “토우야상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양키”
    “밥 먹으러 오라고, 저녀석이 끈질기니까”

    그렇게 말하고, 토우야는 조용히 의자를 끌어당겼다.
    ‘밥 먹으러 오라고 하면 와서, 먹는구나. 헤에’
    토우야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 그 뿐만 아니라, 시온에 대해서도.
    그러고 보면, 잘 들어 주는 소고도 별로 자기 얘기는 안 하고, 히비키도 고등학교 시절의 동급생이라는 접점밖에 없다.
    겨우 존재하는 연결고리는 음악 뿐.
    확실히, 묘한 모임이다.


    갑자기, 영상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마침 앵콜 후의 인사로, 오프닝으로 나왔던 인크로가 한번 더 불려나온 참이었다.
    ‘자기들 스테이지는 이제 없는데, 뭐야 저게’
    모두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눈부신 스테이지.
    ‘사이좋은거냐고’
    부러운 게 아니다. 저기 끼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 스테이지에서 보이는 경치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본 적 없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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