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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R1&BTNY 스텔라워스 연동특전 ss 하우로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2. 1. 30. 02:07

    “자, 들어가 들어가”

    소고가 재촉해서, 토우야는 반쯤 싫증내면서 현관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그러는 김에 먼저 온 사람이 벗어던져두고 간 신발을 정리했다.

    “어서오세요!”
    “다녀왔어, 쇼마. 집 지켜 줘서 고마워”
    “이정도는 언제라도 시켜주세요! 그보다, 진짜로 토우야 데려왔네요”
    “뭣하면 지금 당장 돌아가도 괜찮은데”

    쌀쌀맞게 말하자 “그렇게 말하지 마, 모처럼 왔잖아” 하고 소고가 웃는다.
    ‘짜증나’
    나도, 소고도.
    마지못해 오긴 했지만, 제대로 거절하지 못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자신이다. 게다가, 소고는 이쪽의 생각은 진작에 파악하고 있어서, 하나하나 ‘내 탓인걸로 하면 돼’ 하는 얼굴을 한다.
    비뚤어진 조합이다. 둘 다 맘에 안 들어.

    “토우야, 그런 건 됐으니까. 얼른 코타츠 들어가”

    쇼마는 거실 구석에 놓인 조금 작은 코타츠에 들어가, 귤 껍질을 까고 있다.

    “너, 완전히 소고 집에 눌러앉았구나”
    “괜찮잖아, 소고상이 와도 된다고 해 줬고”
    “너도 사양하지 말고 와도 돼, 토우야”
    “농담하지 마. ……그보다, 다이닝 테이블 옆에 코타츠라니. 거실 면적에 비해 너무 무리인거 아냐?”
    “쫑알쫑알대지 말고 얼른 앉아, 자”

    쇼마가 코타츠의 이불을 들어올렸다.
    어쩔 수 없이, 쇼마의 정면에 앉아 조심스럽게 다리를 넣었다.

    “겨울은 코타츠를 꺼내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잖아. 우리 집이 좁은 건, 뭐어, 참아 줘”
    “그러니까. 좁으니까 무리해서 안 불러도 된다고”
    “네가 집에 가서 혼자서 일 한다던가 말하니까 그런거야. 모처럼의 크리스마스에”
    “모처럼이고 뭐고. 크리스마스 같은 건 어차피 연말 상술이야”

    기독교도 뭣도 아니고, 어제나 그저께랑 다르지 않은, 평범한 날이다. 그런데, 밖은 들뜬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어딜 가든 시끄러워서 성가시다.
    그렇게 말하자, 조용히 듣고 있던 쇼마가 “그런 점 메가네랑 비슷하네에” 하고 중얼거렸다.

    “그럼 안 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즐거운 게 시끄럽다던가,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구나 해서. 그것 뿐이야”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네”

    어렸을 때의 크리스마스도 검소했다. 그렇지만, 불만을 가졌던 적은 없다.
    어머니는 항상 일 하느라 늦었지만, 크리스마스는 매년, 초가 딸린 케이크를 사 와 줬다. 동생과 같이 먹은 뒤에는 일찍 이불에 들어가, 새벽녘에 선물을 들고 오는 어머니의 기척에 눈을 떴다.
    “어머, 오니쨩, 일어나 있었어?”
    “쉬잇. 미츠루가 일어날거야”
    집 안은 안전하고. 충분히 따듯했다.
    그러니까 다른 집을, 밖을, 동경해 본 적은 없었다. 그 이상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러고 보니 쇼마. 이제와서지만, 너 가족이랑 크리스마스스러운 거 안 해?”
    “이 나이 먹고 과연 안 해요. 어차피 동생도 집에 안 오는걸”
    “오, 남친이랑 데이트인가”
    “여자회에요 여자회! 데이트 같은 건 아직 이르다니깐!”
    “요즘 여자애들은 그런거 빠르지 않나?”
    “소고. 너 아저씨같아”
    “그래? 일반론을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여보세요, 나야! 니쨩인데! 너 지금 어디야!? ……그러니까! 지금 어디냐고!”

    큰 소리로 전화하면서, 쇼마가 코타츠에서 나간다.

    “하하…… 걱정하게 해 버렸나”
    “정말 너는 쓸데없는 말밖에 안 해”
    “그것보다 너, 아까 그건 무슨 말이야. 아저씨라니. 같은 나이잖아”
    “나이랑 상관 없어 그런 건. 그리고, 자각이 없다는 건 더 위험해”
    “이봐. 상처받으니까 그만해 줘”

    조금도 상처받지 않은 주제에.
    그렇게 말하려다가, 문득 ‘뭘 이제와서 상처받는 걸까?’ 하고 생각한다.
    ‘이 녀석에 대한 건 제대로 몰라’
    다른 멤버들보다 일찍 알게 되고, 오래 알고 지냈을 뿐이다. 가족구성조차 물어본 적이 없다.
    ‘나에 대한 건 이것저것 알고 있는 주제에’
    그렇다고 해서, 깊게 알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안녕~”
    “오, 히비키랑 시온이 왔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둘이 거실에 들어왔다.

    “어째서 엔도, 복도에서 전화하고…… 어라? 토우야, 와 있었네”
    “히비키! ……죄송해요 토우야상”
    “어째서 시온이 사과하는 거야?”
    “뭐어뭐어. 다들 예정이 없다고 하니까. 괜찮잖아? 크리스마스 정도는 모여도”
    “뭐 그렇지. 나는 직장 쪽에서 모이자는 거 거절할 이유 생겨서 잘 됐어. 거짓말 안 하고 넘어갈 수 있었고”
    “일 그만뒀던 거 아냐?”
    “그만뒀는데 불렀어. 그치만 나, 시끄러운 술자리 별로 안 좋아하고”
    “헤에. 인싸 주제에”
    “시온은? 집에 안 돌아가도……별로 상관없나. 응, 상관없지. 전혀”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됐어, 그걸로. 안 좋은 일이라던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까지 굳이 말할 필요 없어. 전부 알고 있어야만 친구인 것도 아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히비키는 사양하지 않고 코타츠에 다리를 집어넣었다.

    “! 잠깐……!”
    “아아, 미안 토우야. 발 치워달라고 할 걸 그랬다”
    “네가 먼저 배려하라고 바보야! ……죄송해요 토우야상”
    “그러니까, 어째서 시온이 사과하는거야”

    전에 어딘가에서 들은 적 있는 것 같은, 별로 바뀌지도 않는 대화.
    서로에 대한건 제대로 알지도 않고서, 겉으로만 알고 지내는 사이.
    그렇지만, 소리만큼은 진심으로.
    ‘하우로는 잘 하고 있어’
    카스가가 그렇게 말했다. 치사한 남자지만, 자신의 이익이 되지 않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럼, 이 이상은 필요없어’
    오히려 이대로면 돼. 변하지 않아도 돼.
    지금 이대로면 돼.

    “오늘은, 식후에 케이크 있으니까”

    문득 소고가 이쪽을 본다.

    “어째서 그거 나한테 말하는 건데?”
    “싫어하는 거 아니지?”
    “……안 먹은지 몇 년이나 됐어”
    “그럼, 오랜만에 먹자. 디저트용 배 준비해 두라고”

    이녀석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치만, 괜찮아. 변하지 않는 한, 분명 여기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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