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5/5 토비쨩 생일 ss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5. 00:51


    “토비쨩, 생일 축하해!”

    디그니티 프로덕션의 1층 플로어에서 폭죽 소리가 울려퍼졌다.
    깜짝 놀라서 반쯤 입을 연 채로 굳은 토비쿠라에게, Impish Crow 멤버 넷은 “자 이거!” 하고 꾸러미를 내민다.

    “우리가 주는 선물! 항상 고마워!”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괜찮으면 받아 주세요”
    “다같이 돈 모아서 샀어”
    “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각자가 웃는 얼굴로 한 마디씩 하는 통에 “고마워” 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그 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애타는 기분으로 필사적으로 표현을 찾고 있자 “그럼, 저희는 이만” 하고 토키가 가볍게 인사한다.

    “일하는 중에 밀고들어와서 죄송했습니다!”
    “방해해서 미안”
    “휴일 출근 화이팅”
    “다음에 봐—!”

    시원스럽게 손을 흔들며 나가는 네 명을, 기쁨과, 아주 약간의 쓸쓸함과 함께 배웅했다.



    로비의 자판기에서 차를 사고, 연휴라 한산한 오피스로 돌아왔다.
    ‘쓸쓸하다니…… 천벌 받을거야’
    ——토비쿠라상, 5월5일에 예정 있나요?
    토키에게서 조심스러운 메시지가 와서 ‘회사에서 일해요’ 하고 답장했다. 그 나름대로 신경 써 준 것이다.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아니지만’
    연휴 중에는 사무작업에 파묻혀 있기로 결정했다. 밀린 출장 보고서의 작성이나 경비 계산만 해도, 분명 반나절 이상 걸린다.
    밀려 있는 것은 잡무뿐이 아니다. 영업부에서 온 기획을 차분하게 읽어 보고 싶고, 맡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제안하고 싶다. 인크로가 지금보다 더 잘 팔리기 위해, 눈 앞뿐만 아니라 길게 보는 계획도 세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사내 다른 탤런트의 계획도 훑어보고 싶다. 특히 루비레는 같은 록 밴드, 타입은 다르다고 해도 참고가 될 만한 게 잔뜩 있을 게 틀림없다. 할 수 있다면 이와하라에게도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전부 하고 싶어서 어쩔 수 없는 일들 뿐이다. 그렇지만.
    ( “토비쨩, 밥 먹으러 가자” )
    ( “괜찮으면 우리 집 올래?” )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같이’ 하고 권유해 주는 인크로 멤버들이 시원스럽게 돌아가 버린 것이, 왠지 쓸쓸하다.
    ‘점점 욕심 부리게 되네’
    작은 사무 일 조차 제대로 해낼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내가 바쁘다는 것은, 인크로의 활동이 아주 순조롭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영업하러 가지 않아도, 최근에는 여기저기에서 일이 들어오게 돼서…… 엄청난 건데’
    한숨을 내쉬자, 동료가 플로어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불렀다.

    “토비쿠라. 너한테 뭔가 소포 왔어”
    “소포? 무슨?”
    “자세하게는 안 봤는데 해외에서”

    의자에서 굴러떨어질 뻔 했다.
    기억에 없는 해외에서 소포가 온다면, 짐작이 가는 것은 하나(라고 할까, 한 명)밖에 없다.

    택배실에 도착하자, 아르바이트생인 것 같은 여자애가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상자를 건네줬다. 보낸 사람을 보고 “역시” 하고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런 거,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카에데”

    바로 전화하자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 하고 카에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소라라면, 집보다 회사에 보내는 편이 받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어. 생일 축하해”
    “고마워. ……아”
    “왜 그래?”
    “그쪽 지금, 몇시야?”

    순간적으로 손목시계를 보자 오전 11시를 조금 지나 있었다.
    지금 시간, 미국은 22시가 넘었을 것이다.

    “나, 바로 전화 걸어 버려서…… 지금, 밤이잖아”
    “아아, 그런 건가. 괜찮아”
    “미안”
    “괜찮다니까. 그것보다 소포. 열어 봤어?”
    “아니, 아직. 방금 막 받아왔어”
    “지금 열어 봐. 모처럼이니까 이대로, 소라의 반응이 듣고 싶어”

    부드럽지만, 거부하기 힘든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기다려, 하고 폰을 귀와 어깨 사이에 끼우고, 오피스로 돌아간다. 플로어 한 쪽을 파티션으로 나눠 둔 간이 회의실에 들고 가서, 상자를 열었다.

    “이거……옷? 셔츠랑 바지랑, 모자까지”

    전부 질이 좋은, 그렇지만 캐쥬얼해서 입기 좋을 것 같은 코디.
    잘 보자 시계까지 들어 있었다. 얼마인지 물어보기 무섭게 생긴.

    “어때? 맘에 들었어?”
    “응, 물론……그치만, 조금 놀라고 있어”
    “? 어째서?”

    정말로 이상한 듯이 말하니까,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소라. 말하는 걸 보니 인크로 애들이 준 선물, 아직 안 열어 봤지?”
    “엣……그거, 어떻게”
    “사실은 이번에, 그 애들이 나한테 상담했거든. 어떤 걸 주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 달랬어. 그쪽도 열어 봐”

    데스크에 놓여 있는 상자를, 허둥지둥 열었다.

    “이거, 신발......!”
    “옷이랑 어울리게 다같이 생각한 거야”
    “고마워, 기뻐”

    또다,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기뻐, 고마워, 같은 거. 너무 평범해서 지금의 기분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내가 아니라, 오늘 밤에, 모두한테 말하면 돼”
    “그건, 물론……응?”

    지금 ‘오늘 밤’이라고 했어?
    그렇게 물어보기 전에, 카에데가 “마지막으로, 우리가 하는 부탁이 있어” 하고 말을 이었다.

    “오늘은 저녁 18시까지 일을 끝내는 것”
    “……에?”
    “준 걸로 갈아입어 둬. 회사 앞까지 차로 데리러 갈 테니까”
    “하!?”
    “좋은 가게를 예약해 뒀어. 인크로는 하야토상을 어떻게든 해서 데려오기로 했어”
    “에에!?”
    “그래그래. 말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모자 고른 거 하야토상이니까. 엄청 기뻐할 거야”

    그럼 나중에 봐, 하고 전화가 끊어져, 회의실의 소파에 주저앉았다.

    “이런 거 언제부터…… 모르고 있었던 건 나 뿐인가?”

    내 목소리가 천천히 귀에 닿는다. 불평하는 듯한 대사에, 기뻐서 멈출 수 없이 입꼬리가 호를 그려 간다.
    ‘쓸쓸하다니…… 정말’
    웃을 수 밖에 없다.
    왜냐면, 아까까지 생각하고 있던 게, 완전히 뒤집혀 버렸으니까.

    “나, 진짜 바보잖아!”


    ——HAPPY BIRTHDAY!
    2021.05.05/TOBIKURA

    '디그니티 프로덕션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6/6 히바리 생일 ss  (0) 2021.06.06
    5/30 토키 생일 ss  (0) 2021.05.30
    FC한정 ss #08 루비레  (0) 2021.05.02
    FC한정 ss #08 인크로  (0) 2021.05.02
    5/2 미츠루 생일 ss  (0) 2021.05.0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