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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 츠구미 생일 ss
    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6. 9. 01:17

    “생일에 다같이 차 끌고 놀러가고싶어!”

     

    갑자기 생각난 걸 말했더니, 멤버들이 렌트카를 빌려와 주었다.

    그런데, 조금 실패했다.

     

    “너말야, 자기가 말해놓고 생일에 알바 넣어놓지 말라고……”

    “미안하다니깐~”

    “날짜 보고 생각 안 났어?”

    “시프트 넣는 거 1개월 전이고. 잊어버리잖아”

    “그치만, 전날 밤은 비어 있어서 다행이다”

     

    미츠루의 말에 “그렇지!” 하고 기세 좋게 동의했다가 토키에게 옆구리를 찔렸다.

     

    “아얏”

    “우쭐대지 말라고. ……직전에 변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치만, 지금부터 어디 가려는건데?”

    “으————응…… 밤에도 뭔가 즐거운 곳……”

    “무리하게 목적지 정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 밤의 드라이브, 나 꽤나 좋아해”

    “이 시간이라면, 그것밖에 할 게 없다고도 할 수 있지”

    “그래 바다! 모처럼이니까 바다가 보이는 곳 달리자고!”

    “그럼 오늘은 고속도로 타자. 생일이고”

     

    익숙한 도로를 지나, 쭉쭉 달려서 고속도로를 향한다.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초록색 커다란 간판. 저거, 조금 두근두근하지. 여행간다! 하는 느낌이라”

    “나는 톨게이트 보면 두근두근해. 만약에 바가 안 올라가면 어떡하지 하고”

    “톨게이트에 바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는 것 같아”

    “그래그래. 게다가 그거, 부수면 6만엔 정도 내야 된대”

    “진짜로!? 비싸”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차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톨게이트도 무사히 통과했다).

    얼마 동안은 텐션이 높았지만, 비슷한 풍경과 계속되는 터널을 달리는 동안에, 차 안이 점점 조용해진다.

     

    “아—…… 나, 좀 졸려……”

    “응. 나도”

    “운전자가 졸린건 위험하네에…… 운전 교대할래? ……토키군, 저기”

    “……아, 미안. 조금 졸았다”

    “주차 에리어는 아직 멀었던가?”

    “꽤 거리 있어. 진짜 위험하면 갓길에 세워도 괜찮아, 미츠루”

    “아직 진짜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아니지만?”

    “이대로 다들 잠들면 나도 위험할 것 같아”

    “어—이, 조수석—. 분위기 띄워봐—“

    “에————그런 말 해도 말이지————“

    “에—가 아냐. 진지하게 해. 사고 나면 조수석이 제일 위험하니까”

    “협박하지 말라고!”

    “있지. 음악 트는 게 어때?”

    “그거 좋네! 나, 폰에 들어있는 거 듣고 싶어! 인크로!”

    “카오디오 어떻게 돼 있더라, 이 차”

    “USB단자 있어? 블루투스는?”

    “으음……”

     

    와—와— 하면서 대시보드 주변을 여기져기 뒤져 보고, 토키와 히바리가 셋팅을 확인하고 있는 동안에 일단 라디오를 켰다.

    스피커에서 들려온 것은, 잘 알고 있는 목소리다.

     

    “아, 이 노래”

    “루비레네”

    “EXISTER!”

    “루비레이디오 시간인가”

     

    아—. 역시 멋있네. 젠장.

    (괜찮다고, 언젠가 우리가 쓰러뜨릴 거니까)

    입 밖으로 소리내서 말하면 분명 지기 싫어서 억지부리는 것처럼 들릴 거다. 그치만, 진심이야.

    (그 순간까지는 제일 위에 있으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면, 분명 그녀석은 웃으면서 “오케이” 라고 하겠지.

    여유부리는 주제에 엄청나게 진심인 얼굴 하고, 말할 거다. 분명.

    (절대로 봐주지 않고, 질 생각도 전혀 없는 주제에)

    그렇지만, 왠지 몰라도. 내가 말하는 걸 엄청 믿어주는 것 같다.

     

     

    『……그럼. 끝날 시간이 가까워져 오고 있으니까, 마지막 한 곡. 후배 보컬리스트의 버스데이 카운트다운, 한 발짝 빠른 선물로』

     

    “엣”

    “무슨”

     

    『Impish Crow의, RISE』

     

    “에에에에에에에에에! 거짓말!”

    “츠구쨩, 이거 알고 있었어?”

    “몰랐어몰랐어!”

    “마침 라디오 틀었어서 잘됐네”

    “그보다, 아카네상은 당연히 듣고 있을거라는 전제인게……”

    “윽…… 왠지 짜증나…… 알바하는 날 말고는 대체로 듣고있지만 짜증나……”

     

     

    볼륨을 크게 올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RISE』가 큰소리로 울려퍼지면서, 시속 100킬로로 차가 달린다.

    (우리들 같아)

    중학교에 막 들어간 봄에 토키가 기타를 샀다.

    그래서, 생일에 콧노래의 녹음을 “선물!” 하고 건네줬다. 그랬더니 열흘 뒤에, 멋진 기타 곡이 돼서 돌아왔다. 게다가 타브 악보 포함.

    타브 악보 같은 거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토키가 언제부터 연습하고 있었는지도 나는 전혀 몰랐다.

    녹음해 온 걸 듣고 엄청나게 놀라서 “엄청나—!” 하고 소리지르면서 강변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눈앞에서 연주하는거 들려달라고 했더니 “아직 안돼” 하고, 싫은 듯한 얼굴을 했다.

    매일 내리던 비가 거짓말같이 장마가 개이던 날이었다.

    6월 9일, 내 생일.

    (그리고 미츠루랑 히바리를 만나서, 인크로가 되고)

    그녀석의 스테이지를 보고.

    프로가 되겠다고 결정했다.

     

     

    “쌩쌩 달려서, 여기까지 와 버렸네—“

    “그렇네”

    “그치만, 더 멀리까지 갈 거잖아?”

    “응. 아직 전혀 목적지에 도착 안 했고 말이지”

     

    조수석에서 모두의 얼굴을 바라봤다.

    셋 다 웃고 있고, 아마 같은 걸 생각하고 있다.

    조금 있자 『RISE』가 끝나고, 아카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See you next time. 또 봐』

     

    (젠장, 꼭 기다리고 있으라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창 밖, 먼 곳을 내다본다.

    목적지의 이정표를 보면 두근두근한다. 그렇지만, 도착하기 전도 이렇게나 즐거워.

     

    그러니까. 다다른 장소가 어디든, 틀림없이 즐거울 것이다.

     

     

     

    ——HAPPY BIRTHDAY!

    2021.06.09/TSU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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