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니티 프로덕션/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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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츠구미 생일 ss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6. 9. 01:17
“생일에 다같이 차 끌고 놀러가고싶어!” 갑자기 생각난 걸 말했더니, 멤버들이 렌트카를 빌려와 주었다. 그런데, 조금 실패했다. “너말야, 자기가 말해놓고 생일에 알바 넣어놓지 말라고……” “미안하다니깐~” “날짜 보고 생각 안 났어?” “시프트 넣는 거 1개월 전이고. 잊어버리잖아” “그치만, 전날 밤은 비어 있어서 다행이다” 미츠루의 말에 “그렇지!” 하고 기세 좋게 동의했다가 토키에게 옆구리를 찔렸다. “아얏” “우쭐대지 말라고. ……직전에 변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치만, 지금부터 어디 가려는건데?” “으————응…… 밤에도 뭔가 즐거운 곳……” “무리하게 목적지 정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 밤의 드라이브, 나 꽤나 좋아해” “이 시간이라면, 그것밖에 할 게 없다고도 할 수 있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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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히바리 생일 ss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6. 6. 01:42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면서, 히바리는 소파에 파묻혀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이런, 잠들어 버렸다’ 권해 와서 오랜만에 마신 알코올과, 장난으로 보기 시작한 상어 영화가 너무 시시했기 때문에, 어느 샌가 잠들어 버린 것 같다. 오늘은 생일이고, 셋이 축하하러 집까지 와 줬다. 그렇다고는 해도, 특별한 건 하지 않았다. 케이터링 저녁을 조금 호화롭게 먹고, 날짜가 바뀐 순간에 건배한 정도였다. “츠구쨩, 그런 데서 자면 감기 걸려” 똑같이 잠들어 버린 츠구미가 대자로 바닥에서 자고 있는 걸 눈치챘다. 가볍게 흔들어 봤지만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아침부터 알바였다고 했다. 피곤한 거겠지. ‘오늘 와 줘서 정말 고마워’ 깨우지 않도록, 살짝 담요를 덮어 준다. 어질러진 소파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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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토키 생일 ss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30. 23:35
여름같은 더운 날도 있지만, 장마 때 추울 걸 생각하면 아직 긴팔옷을 집어넣을 수 없다. 신학기는 잘 극복했지만, 골든위크로 쉬고 나니까 왠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 시기의 제철 과일도 딱히 없으니까, 부모님이 준비해 주는 생일 케이크는 “계절 프루츠 케이크” 같은, 애매한 이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생긴 친구가 “그러고 보니 생일 언제야?”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쯤에는, 이미 과거의 날짜가 되어 있거나 한다. 5월 30일은, 대체로 그런 날. “어중간하단말이지이” “토키, 뭔가 말했어-?” “아니, 별로. 그것보다 너 머리 말리라고” “에—. 귀찮고 더운걸”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컵아이스크림의 뚜껑을 할짝 핥았다. 알바가 끝나고 돌아온 저녁. 당연한 듯이 쳐들어와서 샤워하러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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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토비쨩 생일 ss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5. 00:51
“토비쨩, 생일 축하해!” 디그니티 프로덕션의 1층 플로어에서 폭죽 소리가 울려퍼졌다. 깜짝 놀라서 반쯤 입을 연 채로 굳은 토비쿠라에게, Impish Crow 멤버 넷은 “자 이거!” 하고 꾸러미를 내민다. “우리가 주는 선물! 항상 고마워!”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괜찮으면 받아 주세요” “다같이 돈 모아서 샀어” “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각자가 웃는 얼굴로 한 마디씩 하는 통에 “고마워” 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그 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애타는 기분으로 필사적으로 표현을 찾고 있자 “그럼, 저희는 이만” 하고 토키가 가볍게 인사한다. “일하는 중에 밀고들어와서 죄송했습니다!” “방해해서 미안” “휴일 출근 화이팅” “다음에 봐—!” 시원스럽게 손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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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한정 ss #08 루비레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2. 22:25
2021/5/2 “와아, 넓다!” 교외에 있는 회원제 대형 슈퍼에 들어서서, 하이지가 큰소리를 냈다. 옆에서 걷던 쿠로노도 무심코 “엄청나네” 하고 중얼거렸다. “과연, 창고형 가게라고 할 만 하네” “정말, 너무 넓어서 눈이 돌아갈 것 같아요. 사진이나 영상을 봐서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식료품이 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있네. 가전제품이나 일용품, 의류까지 있어” 가까운 선반을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걷는다. 오프 날에, 둘이서 외출하는 건 처음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하이지가 “운전해 주지 않으실래요” 하고 먼저 얘기했다. “한 번 와 보고 싶었어요. 그치만,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든 곳에 있고, 식료품도 양이 많으니까 두명 사는 집에서는 주체가 안 될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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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한정 ss #08 인크로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2. 22:23
2021/5/2 “토키군, 나 생각해봤는데” 히바리는 대파를 썰면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왜냐면, 전혀 잘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래선 잘게 썰기가 아니라 그냥 토막내기다. “요리는 애매한 표현을 자주 쓰는 게 애초에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조금이라던가 적당이라던가 중간 온도라던가. 알 거라는 전제로 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1g은 1g, 180℃는 180℃라고 제대로 말해야 돼” “말하려는 건, 대충 알겠어” 한편 토키는 두부를 손바닥에 얹어서 깍둑썰기 한 후, 조금씩 끓기 시작한 냄비에 넣는다. “그치만, 과연 전자렌지는 폭발시키기 전에 알아채 줬으면 한단 말이지이” “과거의 단 한번의 실수는 슬슬 물에 흘려보내주지 않을래?” “임팩트가 너무 커서 잊어버릴 수가 없다고” “새 전자렌지 사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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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미츠루 생일 ss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5. 2. 22:17
“수고하셨습니다” 스튜디오 일이 끝나고 컨트롤 부스로 나가자, 디렉터가 제일 먼저 돌아보고 “미츠루군, 수고했어” 하고 손을 들었다. “오늘은 고마웠어, 사람을 못 구해서 곤란했으니까” “또 얘기해 주세요” “그거, 디그프로를 통해서 얘기하는 편이 좋을까?” 의미를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무소나 매니저가 뭐라고 안 해?” “별로 아무 말도요” 그런 얘기, 처음 들었다. 오히려, 토비쿠라에게는 화제가 나올 때 마다 사과받고 있다. 아르바이트 그만 둬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하고. ‘토비쨩 탓이 아닌데’ 인크로에서 연주하는 건 물론 가장 즐겁다. 그렇지만, 스튜디오에 불려가서 연주하는 것도 꽤 좋아한다. 인크로에서는 절대로 치지 않는 소리에도 “재밌다” 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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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한정 ss #07 인크로디그니티 프로덕션/ss 2021. 4. 4. 23:47
2021/4/1 남한테 자랑할 만한 능력은 딱히 없다. 그렇지만, 귀는 좋은 편이다. 아마. ——토비쿠라 소라입니다. 긴장한 듯한 목소리로 꺼냈던 맨 처음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기어들어갈 것만 같은, 미덥지 못한 목소리. 뭔가 막말이라도 하면, 곧바로 도망칠 것 같은 분위기. 어쩔 수 없이 “어이, 카에데” 하고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 “뭐야? 선배” “뭐야가 아냐. 뭐냐고, 이건” “방금 설명했잖아. 소라가 보컬 해 준다고” “보컬이라니 너, 이런 모기 같은 목소리로” 흘끗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상대는 겁먹은 표정으로 뒤로 물러났다. ‘젠장, 귀찮네’ 눈초리가 나쁜 건 타고난 것이고, 입이 거친 건 성격이다. 지금 당장 어떻게든 해 보라고 해도 무리인 얘기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